일 포스토 당시 이태리, 그 중에서도 이 영화의 배경인 북부의 밀라노는 경제적으로 한창 성장해 나가던 시기였다. 그러한 경제적 배경이 도처에 보인다. 곳곳에서 건물들을 올리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그러한 공간 속에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일자리를 잡으려고 시험을 치르고 거대한 자본의 부속물과 같은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한 발 물러선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지 사실 이 점을 자각할 만큼 도미니코의 삶이 한가하지는 않다. 시험장에서 모여든 군상들의 다양하고 때론 기묘한 모습들에서 우리의 주인공들 앞에 놓인 세계의 모습이 상상된다. 한편으로 도미니코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는 시기이다. 같이 입사시험을 친 도미니코와 안토니에타는 점심시간에 우연히 같은 식당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오후 시험 시간까지 함께 도시를 구경한다. 같이 걸으며 쇼윈도의 옷이나 상품들도 구경하고 에스프레소도 도시의 바쁜 직장인들 스타일로 마신다. 관계는 대개 이렇게 시작된다. 하지만 도미니코의 안토니에타를 향한 관심과 관계는 두 사람이 각각의 부서에 배치된 다음부터 지속되기 어렵게 변한다. 회사 안의 생활은 자신의 부서를 넘어서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이 힘든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말미에 사원들을 위한 New Year Party 장면에서 도미니코의 기대와 달리 안토니에타가 오지 않는 것으로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산업사회에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것의 암울한 미래는 도미니코가 최종적으로 배치된 회계부서의 구성원들의 행태를 통해 전달된다.